[환경과 경제7] 사적비용과 사회적 비용 – 환경문제가 발생하는 경제학적 이유

최근 기후변화, 미세먼지, 탄소중립과 같은 환경문제가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환경문제를 기업의 탐욕이나 개인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측면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경제학에서는 환경문제가 발생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사적비용(Private Cost)과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환경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시장의 실패(Market Failure)입니다. 시장은 일반적으로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환경문제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개인이나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과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적비용과 사회적 비용의 개념을 살펴보고 왜 환경문제가 발생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사적비용(Private Cost)이란 무엇인가?

경제학에서 사적비용이란 개인이나 기업이 직접 부담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자동차 회사는 철강과 부품을 구입해야 하고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또한 공장을 운영하기 위한 전기료와 각종 운영비도 부담해야 합니다. 기업은 이러한 비용을 고려하여 생산량을 결정하고 판매가격을 정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기업이 실제로 지출하는 비용이 바로 사적비용입니다. 여기까지는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기업은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소비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하려고 합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설명하는 시장경제 역시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움직입니다. 비용은 본래 분리된 것이 아니고 하나입니다. 하지만 기업이 부담하지 않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면 시장에 왜곡을 발생 시키게 되며 환경문제도 여기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2.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이란 무엇인가?

어느 공장이 하천 인근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공장은 제품을 생산하여 이익을 얻고 소비자는 필요한 상품을 구입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비, 인건비, 전기료 등 각종 생산비용을 이미 부담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공장에서 배출된 폐수가 하천을 오염시킨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오염된 하천을 복구하기 위한 비용은 누가 부담할까요?

주민들은 오염된 물로 인해 건강상의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정화사업에 예산을 투입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농업용수가 오염되면 농민 역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즉 기업은 이익을 얻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비용은 사회 전체가 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비용을 외부비용(External Cost)이라고 부르며 사적비용과 외부비용을 합친 개념을 사회적 비용이라고 설명합니다. 쉽게 말해 사회적 비용은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사적비용)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외부비용)까지 포함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왜 시장은 실패하는가?

경제학에서는 가격이 모든 정보를 반영할 때 시장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환경문제에서는 가격이 모든 정보를 반영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석탄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발전회사는 석탄을 구입하고 근로자를 고용하여 전기를 생산합니다. 이러한 비용은 전기요금에 반영됩니다. 그러나 석탄을 태우면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는 어떨까요? 대기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피해나 기후변화 비용은 전기요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소비자는 실제 사회적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가격이 낮으면 소비는 증가합니다. 소비가 증가하면 생산도 증가합니다. 생산이 증가하면 환경오염도 더욱 확대됩니다. 이처럼 시장가격이 사회 전체의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을 시장의 실패라고 부릅니다.

4. 탄소중립도 같은 원리인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탄소중립 정책 역시 같은 경제학적 원리에서 출발합니다. 기업과 소비자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다양한 편익을 누립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비용은 전 세계가 부담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사적비용과 사회적 비용 사이에 차이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탄소세나 배출권거래제는 기업이 그동안 부담하지 않았던 사회적 비용의 일부를 가격에 반영하도록 만드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정부는 왜 개입하는가?

환경경제학에서는 정부 개입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를 시장실패의 교정이라고 설명합니다. 만약 기업이 자신이 발생시킨 사회적 비용까지 부담하도록 만든다면 시장은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탄소세, 환경세, 배출권거래제, 환경규제 등이 모두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정부가 기업 활동을 단순히 규제하기 위해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놓치고 있는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6. 환경문제는 결국 경제문제다

많은 사람들은 환경문제를 자연과학의 영역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환경경제학’에서는 환경문제의 상당 부분이 경제적 유인구조의 문제라고 설명합니다. 기업이 자신의 비용만 고려하고 사회 전체의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환경오염은 필요 이상으로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정책의 핵심은 사적비용과 사회적 비용의 차이를 줄여 시장이 보다 올바르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즉 환경을 보호하자는 도덕적 구호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경제주체들이 환경보호 행동을 선택하도록 적절한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마무리

사적비용은 개인이나 기업이 직접 부담하는 비용이며 사회적 비용은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까지 포함한 개념입니다. 환경문제의 상당수는 사적비용과 사회적 비용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리고 경제학에서는 이를 시장의 실패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탄소세, 배출권거래제, 환경규제와 같은 정책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시장이 놓치고 있는 사회적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환경문제를 이해하려면 환경만이 아니라 경제학도 함께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환경문제는 자연과학의 문제인 동시에 경제학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환경경제학은 바로 그 연결고리를 설명하는 학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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